요새들어 대만의 라면땅 파동으로 인해 관심이 증대되었으나 배경지식 부족으로 산으로 질주하는 글들이 일부 보이더군요.
아는 것은 힘입니다.
1. 대만?? 타이완?? 타이페이?? 차이니즈 타이페이???
우리가 대만이라고 부르는 나라의 공식 명칭은 중화민국이며 신해혁명으로 인해 멸망한 청나라의 뒤를 이은 통일국가 중화민국 바로 그 나라입니다.
우리가 이름을 들어보았던 손문(쑨원), 장개석(장지에스)가 건국하고 기반을 다진 바로 그 나라입니다.
그럼 대만은??
그건 중화민국이 쫒겨가있는 섬 이름입니다. 그 동네 발음으로는 타이완이라고 하죠.
그럼 타이페이는??
그 곳은 중화민국의 현재 수도입니다. 대만섬 북쪽에 있지요.
차이니즈 타이페이는??
데탕트를 기점으로 세계각국들이 중화민국에서 중화인민공화국으로 수교국을 갈아타면서 여전히 IOC나 FIFA의 회원국으로 남아있지만 더이상 중화민국이라는 국명을 쓸 수 없는 상태입니다. 중화인민공화국에서 압력을 가하고 로비를 하여 중화민국은 중화인민공화국의 한 지방이며 국가가 아니라는 공식 입장을 퍼뜨린 때문이지요.
(이 것을 하나의 중국 원칙이라고 합니다.)
이때문에 차선책으로 차이니즈 타이페이(해석하면 중국령 타이페이)라는 명칭을 국가명처럼 사용합니다.
대표적으로 올림픽, 월드컵 등 운동경기에서 차이니즈 타이페이라는 명칭과 국기인 청천홍백기대신 IOC기를 상징으로 사용합니다.
2. 한국이 일방적으로 대만의 뒤통수를 치고 단교했다??
사실이 아닙니다.
사실 엄밀히 따지면 한국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1971년 중공과 미국간의 데탕트 이전까지만 해도 국제사회에서 China라는 이름은 한치의 의심도 없이 작은 섬 몇 개만 남은 허울뿐인 중화민국의 것이었습니다. 데탕트이후.. 상황은 급변했습니다.
1971년 10월 25일 중화민국은 UN 총회결의 2758호 (Restoration of the lawful rights of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in the United Nations)에 의해 UN이 인정하는 중국의 유일한 합법정부의 지위를 박탈당하고 UN에서 추방당했습니다. 당시 중화민국의 지위인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지위도 새롭게 중국의 유일한 합법정부가 된 중화인민공화국에 넘어갔죠.
그때부터 중화민국의 악몽은 시작이었습니다.
미국, 일본 등의 주요 강대국들은 허울뿐인 중국인 중화민국보다는 대륙의 인구와 큰 시장을 지닌 중화인민공화국을 선택했고, 중화인민공화국의 가장 큰 수교 조건인 중화민국과의 단교를 실행했습니다.
미국은 심지어 중화인민공화국과 수교 몇 시간전에야 중화민국층에 단교를 통고하기까지 했지요.
한국은 중화민국의 사실상 마지막 주요 수교국이었습니다.
한국의 독립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대한 광복군에 대한 지원과 그 의리때문에 대한민국은 1992년까지 중화민국의 손을 놓지 않고 있었습니다.
이미 국제적으로 중화민국은 더이상 하나의 국가가 아닌 중화인민공화국의 한 지방에 불과한 대접을 받고 있었는데도 말이지요..
대한민국과 중화민국은 1992년 8월 21일부로 공식적으로 단교하였습니다.
이미 그 해 초부터 비공식적인 경로를 통해 대한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간 수교 협상이 진행중이라는 사실은 중화민국 정부나 주한국중화민국 공관에 알려져왔습니다.
또한 공식단교 이전인 8월 18일에 1차적으로 단교에 대한 통보가 있었습니다.
아시아에 마지막 남은 수교국이 없어지는 상황이니 속이 상했을 겁니다.
하지만 단교 몇 시간전에야 통보한 미국이나 열흘 전에 통보한 일본에 비해서 우리가 뭘 잘못했을까요??
국제 외교라는 것은 내가 힘이 없으면 그렇게 되는 것입니다.
1992년까지 의리를 지켜줬으면 오래 지킨 것 아닐까요?
그러면 왜 중화민국에 비밀로 숨기면서 중화인민공화국과 수교 협상을 하였느냐는 의문도 들만 합니다.
당시 중화인민공화국의 주요 조건중 하나가 중화민국의 기존 대사관과 영사관을 모두 중화인민공화국에 넘긴다였습니다.
중화민국의 자산인데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미 먼저 단교한 다른 나라들의 사례처럼 강제 퇴거를 거쳐서 넘기는 것 뿐이었습니다.
(참고로 1992년 당시 주한국중화민국 대사관은 서울 명동에 있었고, 그 곳은 공시지가만 해도 당시 돈으로 3천억원 규모였습니다.)
3. 그런데 왜 대만은 아직 망하지 않았지??
여기까지 읽어오셨다면 어째서 한 줌도 안되고 국제적으로 국가 취급도 받지 못하는 중화민국이 어째서 아직도 존속하는지 궁금증이 샘솟을 겁니다.
답은 바로 화교입니다.
전세계에 퍼져있고, 민족 기준으로는 유대인 다음으로 경제력와 정체성을 자랑하는 화교들의 대다수는 중화민국 국적을 가지고 있고, 중화민국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화교 자본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고, 이렇다보니 대만과 단교한 주요 국가들은 외교관계보다는 한 단계 아래인 대표부 설치를 통해 사실상의 외교관계를 유지중입니다.
거기에 더불어 중화민국은 그 국토나 국민은 한 줌에 불과하지만 그 경제력은 상당합니다.
2009년 기준으로 인구는 약 23백만명에 GDP는 총액이 약 735조달러, 1인당으로 따지면 3만달러 정도가 되는 부국입니다.
그러다보니 국제법상으로나 국제적인 인식은 국가가 아닌 중화인민공화국의 한 지방에 불과한데, 실상은 2002년에 타이완·펑후·진먼·마쭈 개별관세영역(Separate Customs Territory of Taiwan, Penghu, Kinmen and Matsu)라는 이름으로 WTO에 가입하기도 한 사실상의 독립국입니다.
물론 중화인민공화국이 국제적인 비난을 감수하고 작정하면 충분히 중화민국은 그대로 사라질 수 있습니다.
그 대가는 국제적인 비난 정도를 넘어서니까 놔두는 것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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